정부는 전세가격지수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통계에 이용되는 자료가 한정적이라는 점을 든다. 한국감정원은 전세시장 동향 통계에 세입자가 신청하는 확정일자 관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 통계에 활용되는 전세가격 정보는 신규 전세 계약에 한정되고, 전세 계약갱신에 따른 정보는 반영되지 않는다. 통상 세입자들은 전입신고를 할 때 한 번만 확정신고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통계에 오류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임대차3법이 적용되지 않는 신규 계약만 통계치에 포함되면서 전세 가격이 오르는 착시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지수는 오름세를 보였다.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직후인 8월 첫째 주의 주간 전세가격지수(2017년 12월 첫째주=100)는 0.20% 뛰어오른 데 이어 둘째 주에도 0.17% 올랐다. 다만 임대차 3법 도입 이전에도 전세가격지수는 59주 연속 상승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식과 대응 방향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세 매물을 늘려 안정화시킬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통계 산정 방식 수정을 언급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격지수 상승은 전세 물건이 줄었기 때문인데, 이런 고려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전세 가격 통계를 바꾼다고 가격이 진정되지는 않는다. 전세가격이 오르는 근본 원인은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거주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적용하고, 재건축 아파트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등 소유 주택에 실제 거주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세매물 감소로 이어졌다.
표본론을 전공한 한 통계학과 교수는 정부의 이날 발표를 두고 "정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국가통계의 딜레마는 이해하지만, 통계는 시장을 반영할 뿐 통계로 시장을 바꿀 순 없다"면서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워지니 통계를 통해 시장을 현혹하려는 정치적인 시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부동산 통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8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 시황 조사를 두고 주요 부동산 통계 생산처인 한국감정원과 KB리브온이 상반된 통계를 내놨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0.02%로 줄며 진정됐다"고 분석한 데 반해 KB리브온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0.53% 오르며 상승세가 누그러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해 두 조사기관 간 통계 결과와 해석이 상이한 것이다.
이처럼 기재부나 감정원 등 공공기관이 통계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압력의 결과물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힌 이후, "대통령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여론의 역풍이 일자 통계를 통한 여론전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ugust 19, 2020 at 0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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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전세통계방식 수정 논란 "통계방식 바꾸면 전세난 사라지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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