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지급금액·시기 명문화 안해…충북도 “수정안 면밀 검토 단계일 뿐”
최상묘수는 박덕흠發 국회 법안 통과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농민수당(공익수당)의 재원규모 등을 놓고 충북도와 농민단체 간 협상이 '헛바퀴'만 돌았으나 최근 들어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고 도의회가 중재의 역할을 하면서 낳은 수정 조례안을 통해 협상 타결의 물꼬가 트였다. 하지만 수정 조례안이 제정 되더라도 또 다시 '마라톤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26일 충북도와 도의회, 농민단체 등에 따르면 도의회 9월 회기(8월 회기 휴회)에서 '농민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수정된 상태로 상정돼 본회의장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수정안의 핵심은 농민수당 지원 근거의 명문화다. 농민수당이란 명칭도 '공익수당'으로 바꾼다.
이달 20일경 농민단체는 수정 조례안에 지급시기·지급방법·지급금액 등을 명시하지 않는 대신 농민수당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못박아달라고 했고 도의회는 이를 수용했다. 특히 지급금액과 관련해 농민단체는 농가당 월 5만원(연간 60만원)을 7만 5000여명에게 적용해 450억원의 예산이 추산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충북도는 수정 조례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당초 충북 최초의 주민발의로 2만 4112명이 서명한 조례안은 월 10만원(연간 120만원)을 기준액으로 삼았다. 이를 가구당 지급할 경우 약 7만 5000명을 대상으로 9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개인당 지급 시 15만 9000명 가량이 대상이며 예산은 1908억원이란 셈법이 나온다.
농민단체가 사실상 주장안을 철회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급시기·지급방법·지급금액 등을 아예 수정 조례안에 넣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함에 따라 향후 충북도가 지급시기 등에 대한 '칼자루'를 쥐게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월 10만원 기준의 조례안을 월 5만원·가구당으로 축소하는 내용 조차 조례안에 명시하지 않는다. 이는 수정 조례안 통과 이후 지급금액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2일 충북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도경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의장을 만나 "(농민수당 지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지사는 농가 기본소득보장제(영세농가 4500가구) 예산으로 약 35억원을 추산하며 '부농(富農) 지원'은 결사반대란 초강경모드를 이어왔다. 이준경 충북도 농업정책과장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도의회가 마련안 수정 조례안을 긍정적으로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도의회 9월 회기에서 수정 조례안이 제정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게 중론이다. 일단 농민단체가 대폭 양보함에 따라 충북도가 수정 조례안마저 도외시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박문희 충북도의장(청주3)은 "수정 조례안은 9월 회기에서 제정될 것"이라며 "농민단체가 많이 양보했고 앞으로 도청이 보다 큰 양보의 미덕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도의회가 최선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수정 조례안 제정 이후라는 예상이 적잖다. 수정 조례안이 지급시기·지급방법·지급금액 등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농민수당의 현실화는 자칫 '하세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여전히 박덕흠 의원(미래통합당·보은옥천영동괴산)이 대표발의한 '농업인 기초연금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과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의 '농·어업인 공익수당지원법'이 국회에 제출된 점을 주목한다. 2건의 법안은 농민수당의 대부분을 국비로 지원하는 점을 공통분모로 삼고 있다.
'박덕흠 발(發) 법안'은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한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월 최소 10만원 이상(연 최소 120만원 이상) 지급이 골자다. 재원은 100분의 40~90%를 국비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방비로 분담한다. 윤준병 의원 발의안은 농민 에다가 어업인까지 범위를 넓혔고 국비지원을 50~90%로 규정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수정 조례안 제정과 별개로 국회 법안의 통과 여부 등 추이를 유의해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충북도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월 1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찾는 게 최상의 '묘수(妙手)'라는 얘기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July 26, 2020 at 03:3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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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농민수당 현실화 ‘산넘어 산’…9월 수정 조례안 제정 후 재협상할듯 - 충청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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